캐나다 조각가 에반 페니는 몇 년 동안 그리스 신화인 마르시아스에 대해 고민해왔음. 마르시아스는 아폴로와 음악 대결을 벌이다가 패배하고, 그 벌로 신에게 살아서 피부가 벗겨지는 고통을 당함. 그가 고통 속에서 외쳤던 말은 "왜 나를 나로부터 벗겨내는가?"임.
아마 이 신화는 오만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 듯. 특히 예술적 오만은 신의 창조를 모방하려는 유혹을 불러일으킬 수 있음. 기독교 미술은 이 신화를 십자가에 못 박힌 신의 고통과 대조적으로 해석해왔음.
하지만 페니가 주목한 것은 마르시아스의 외침임. 이는 자신의 피부가 근육과 뼈에서 벗겨지는 것을 목격하는 몸의 비유로,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이미지의 소외, 즉 AI의 기괴함이나 셀카의 유혹을 상징하는 듯.
최근의 조각 및 사진 작업에서 페니는 이러한 아이디어를 탐구하고 있음. 토론토의 블루인 디비전 갤러리에서 그의 대리인인 트레파니에르베르 갤러리가 지난 10년간의 작업을 회고하는 전시회를 열었음. 전시는 피부가 벗겨진 마르시아스의 초현실적인 조각으로 시작됨. 그의 염소 같은 다리와 갈라진 발굽의 모든 털이 관찰됨.
페니는 초현실적인 초상화와 인물 조각으로 잘 알려져 있음. 그는 극단적인 원근법이나 재미있는 거울 반사로 왜곡된 얼굴이나 몸을 사실적으로 재현함. 포토샵으로 얻을 수 있는 효과를 실제 마네킹으로 변환하는 그의 방법은 단순히 영리한 것이 아니라, 관객을 불안하게 만들고 스케일, 매체, 표현을 재고하게 만듦. 이번 전시에는 마르시아스 조각을 포함한 여러 작품이 전시됨.
2010년대부터 페니는 자신의 작업을 미술사적 맥락에 놓고 마르시아스 신화와 같은 문화적 참조를 포함하기 시작함. 예를 들어, 이 전시에는 이상하게 늘어난 죽은 그리스도가 포함되어 있음. 이는 르네상스 초상화가 한스 홀바인의 두 역사적 작품을 참조함.
또 다른 작품인 '제리코의 해부학적 조각'에서는 19세기 프랑스 화가 테오도르 제리코의 잔인한 해부학적 그림을 바탕으로 조각을 만듦. 이 조각은 자연적인 인간 스케일보다 큼. 이 작품은 단단한 돌 기반 위에 놓여 있지만, 마치 베개처럼 움푹 들어가 있음.
페니는 2017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마르시아스 조각을 포함한 이러한 작업을 전시했음. 그는 노후된 유리로 된 금색 프레임의 베네치안 거울을 가져왔음. 이번 전시는 '마르시아스와 베네치안 거울'이라는 제목으로, 페니의 발전을 보여줌. 왜곡된 인물 이미지를 탐구하는 예술가가 AI 실험을 시작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님.
'에반 페니 조각', '마르시아스의 피부 벗기기', '베네치안 거울'이라는 프롬프트를 이미지 생성기에 입력하여, 페니는 왜곡된 금색 조각이 부서지는 금색 프레임에서 나오는 사진 이미지를 생성함. 그는 이러한 이미지를 바탕으로 실제 조각을 제작함. 최근 작업의 효과는 불안감을 자아냄. 페니의 작업에는 항상 기괴함의 힌트가 있었지만, 이제 그는 그 방향을 더욱 깊이 탐구하고 있음.